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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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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7 09:32:17, 조회 : 242, 추천 : 80 |
[칼럼] 헌재 위헌결정 법률 신속정비해야(정완 교수, 로리더 2024.11.6)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한 법률들은 신속히 개정되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이후 2024년 8월 말까지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한 법률 총 118건 가운데, 38건은 정비되지 않아 위헌상태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
위헌법률은 정부와 국회에서 합헌적 내용으로 개정해야 위헌상태가 해소되고 절차가 마무리된다.
하지만 위헌법률 정비율은 2021년 91.7%에서 2022년 65.5%, 2023년 38.5%로 급감하더니, 급기야는 2024년 8월말 현재 7.1%까지 낮아졌다. 올해에도 헌법재판소에서 14건의 위헌법률이 결정되었지만, 개정된 법률은 1건에 불과했다.
아직 정비되지 않은 위헌법률 중에는 국민의 권리ㆍ의무와 직접 관련된 것들이 많다.
예컨대, 2019년 위헌결정된 임신부의 자기낙태죄를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 제1항 및 제270조 제1항, 2022년 위헌결정된 8촌 이내 혼인금지 및 무효에 관한 민법 제809조 제1항 및 제815조 제2호, 2024년 4월 위헌결정된 형제자매의 유류분 인정에 관한 민법 제1112조 제4호, 6월 위헌결정된 친족상도례 형면제에 관한 형법 제328조 제1항 등이 정비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이 위헌결정을 받은 법률들이 정비되지 않으면, 국민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정부와 국회는 위헌법률 정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위헌법률은 헌법재판소 결정과 동시에 무효가 되지만, 위헌법률과 유사한 헌법불합치 법률은 바로 무효로 되는 것이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정해준 개정 시한을 넘겨야 효력을 잃는다.
현재까지 헌법불합치 법률 20건 중 개정시한을 지키지 못한 3건의 법률이 시한을 넘겨 무효가 됐다. 예컨대,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10조는 2010년 6월인 시한을 무려 13년이나 넘겼고 형법 낙태죄 역시 2020년 12월 시한이 2년 6개월이나 지났다.
헌법불합치 결정은 일정기간 유예해 줄테니 기간 내에 신속히 개정하라는 취지지만, 시한을 넘기면 해당 조항이 무효가 되고 만다. 위헌법률은 바로 무효이니 일단 삭제해 버리면 개정이 안 되더라도 마무리되지만, 헌법불합치 결정은 신속히 개선안을 마련하라는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국회가 이행하지 않아 무효로 되어 버리면 제도의 취지는 상실되고 만다.
이밖에 아동 성범죄자의 공무원임용 결격사유규정(국가공무원법 헌법불합치), 아동학대 범죄자의 어린이집 취업제한 규정(영유아보육법·위헌) 등 28건이 상임위 법안소위에서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았고, 5건은 개정안 마련이 안 됐으며, 23건은 개정안 발의 후 상임위에 회부되었을 뿐이라고 한다.
얼마 전 임신 36주에 낙태한 여성의 사례를 보면, 모자보건법상 임신 24주를 넘긴 낙태는 불법인데 이를 처벌할 형법의 낙태죄 조항이 2019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지만 개정시한인 2020년 말을 넘겨 해당 조항이 효력을 상실했고, 여전히 대체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이 여성의 불법낙태를 처벌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대로 법을 개정하지 않은 탓에 입법 사각지대가 발생한 것이다. 이 여성은 유죄인가, 유죄인가?
문제는 계속 발생될 수 있다. 가령 약국설립에 관한 약사법 조항은 헌법불합치 결정에도 불구하고 헌재가 개정시한을 정하지 않아 16년 동안 계속 적용되고 있고, 배우자ㆍ직계존비속 유류분에 관한 민법 조항은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지만 개정이 지연될 경우 재산권행사에 혼란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위헌이든 헌법불합치든 헌법재판소가 최종 결정한 법률들은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보다 신속한 개정 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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