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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사이버범죄, 단순방조도 범죄다 (2021.12)
정완  2023-09-27 11:52:30, 조회 : 126, 추천 : 41

[시론] 사이버범죄, 단순방조도 범죄다 (정완 교수, KHU 글로벌 기업법무리뷰 제14권 제2호)

최근 7년간 경찰청이 집계한 사이버범죄의 발생건수 통계를 보면 꾸준히 증가하다가 2018년에는 전년보다 2만여 건이 증가했고, 2019년에는 전년보다 3만여 건이 증가했으며, 지난해인 2020년에는 전년보다 5만여 건이 증가한 23만여 건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사이버범죄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몇 년간은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이버범죄의 단속과 처벌을 위한 법제가 계속 보완되고 있고 디지털성범죄 등 사회적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경찰 측의 대응자세가 매우 적극적으로 변화되고 있음에도 왜 이렇게 사이버범죄가 줄어들기는커녕 계속 증가하고 있을까? 사이버범죄의 방조범에 관한 통계는 조사되지 않아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추측건대 방조범의 증가가 그 원인이 아닐까 싶다.

대표적인 방조범의 모습을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보이스피싱 범죄의 피해자가 빼앗긴 피해금액을 인출하여 주범에게 송금하는 중간 전달책이다.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는 범행 수법의 다양화, 초국가적 조직범죄 등의 특징을 보이고 있어 이러한 조직적 행위를 범죄단체로 의율하는 등 수사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단순가담자에게도 징역형을 구형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은 정보통신망 이용범죄 가운데 인터넷사기에 속한다. 지난 해 발생한 23만여 건의 사이버범죄 가운데 약 20여만 건이 인터넷사기, 사이버저작권침해 등 정보통신망 이용범죄였는데, 특히 인터넷사기에 속하는 사이버범죄는 보이스피싱을 비롯하여 각종 중고거래사기, 쇼핑몰사기, 메신저피싱, 몸캠피싱, 스피어피싱, 스미싱, 메모리해킹, 파밍, 로맨스스캠, 기타 사이버금융사기 등 수많은 유형이 발생하고 있어 우리의 중요한 생활공간인 인터넷은 그야말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이버범죄가 정보통신망 이용범죄라고 해서 이 범죄의 단속에만 집중하고 여타의 정보통신망 침해범죄나 불법콘텐츠범죄 단속에는 소홀해도 된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사이버범죄 발생건수는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범죄의 단속 필요성과 단속의지에는 차별을 둘 수는 없기 때문에 모든 유형의 사이버범죄에 대해 똑같이 철저한 단속과 대응이 필요하다.

정보통신망 이용범죄에는 인터넷사기 외에 사이버저작권 침해행위가 해당된다. 사이버저작권 침해행위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범죄이기도 하지만 불법복제 저작물 자체는 불법콘텐츠이므로 오히려 불법콘텐츠범죄로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불법복제된 저작물과 관련하여 이들을 적극적으로 유통시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불법복제 저작물의 위치를 링크한 행위를 방조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가에 관하여는 논의가 의견이 갈리어 왔다.

종래 그러한 행위는 불법복제물을 적극적으로 송신하는 행위가 아니므로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었으나 최근에 대법원이 그러한 링크행위에 의한 방조행위도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아야 한다며 판결을 변경하였다. 즉, 대법원은 불법 게시물에의 링크 행위자가 정범이 공중송신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그러한 침해 게시물 등에 연결되는 링크를 인터넷 사이트에 영리적∙계속적으로 게시하는 등으로 공중의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침해 게시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정도의 링크행위를 한 경우에는 침해 게시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정범의 범죄를 용이하게 하므로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범이 성립할 수 있다고 판결하였다(대법원 2021.9.9. 선고 2017도19025 판결).

종래 링크하는 행위만으로는 공중송신권 등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한다고 할 수 없어 저작재산권 침해행위의 방조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는데 이번에 판결을 변경한 것이다. 또다른 사이버범죄 유형인 정보통신망 침해범죄는 통신망 자체를 공격하는 범죄로, 해킹과 바이러스 유포, 디도스 등 사이버공격, 랜섬웨어, 스파이웨어 등 다양한 범죄가 포함되는데 특히 디도스 공격은 특정 분야의 전산망을 일거에 마비시킬 수 있는 이른바 인터넷대란의 원인이기도 하므로 그 발생조짐에 매우 유의해야 하고 이른 시기에 범행을 적발하여 인터넷대란의 결과에 이르지 않도록 즉각 조치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사이버범죄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전년에 정보통신망 침해범죄 발생건수가 급증하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올해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전반적인 범죄발생 건수는 증가추세에 있다. 유형별 발생건수 통계는 해킹, 악성프로그램, 랜섬웨어, 디도스 순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해킹은 발생건수가 많고 개인정보유출 등 추가 피해발생의 위험성이 있어 보다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고, 랜섬웨어와 디도스 등은 발생건수는 적지만 피해규모가 큰 특성이 있어 전담수사부서 설치 등 전문화된 대응체계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이른바 가상자산 관련 정보통신망 침해범죄가 빈발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신종 사이버범죄에 더욱 엄정히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른바 사이버공격의 대명사인 디도스는 도스공격이 발전한 형태인데, 도스 즉 서비스거부공격은 특정인이 특정 컴퓨터나 서버를 공격하는 행위이므로 인터넷대란에까지 이르지는 않지만, 디도스 즉 분산서비스거부공격은 공격에 이용되는 이른바 좀비 컴퓨터의 수가 수천, 수만 대, 심지어는 수십만 대인 경우라 그 피해가 매우 클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공격을 통해 인터넷대란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런 공격이 가능하려면 좀비 컴퓨터들이 미리 특정 서버를 공격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이메일이나 메시지의 첨부파일을 이용하여 좀비 컴퓨터에 디도스 공격을 위한 악성프로그램이 설치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디도스 공격을 막고 인터넷대란을 방지하려면 컴퓨터 사용자들이 수시로 컴퓨터를 백신으로 점검하고 평소에 출처가 불확실한 이메일이나 메시지의 첨부파일을 들여다봐서는 안 된다. 간혹 네티즌의 컴퓨터 중에는 많은 바이러스와 스파이웨어로 오염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이 디도스 공격의 주범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자신의 컴퓨터가 관리부실로 인하여 정보통신망을 불안정하게 방조한데 따른 일말의 윤리적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컴퓨터이용자는 자신의 컴퓨터가 악성프로그램으로 오염되어 인터넷대란 등 정보통신망 저해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컴퓨터 관리의무가 있다고 하겠다.

세 번째 사이버범죄유형인 불법콘텐츠 범죄는 인터넷상에 불법콘텐츠물을 유통시키는 범죄를 가리키며, 사이버도박, 사이버음란물, 모욕 및 명예훼손 등이 이에 해당한다. 법률상 사이버음란물을 내려받는 행위는 구성요건에 없는 행위이기 때문에 범죄로 되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내용이 있다. 예컨대 P2P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내려받는 경우에는 내려받는 동안에 업로드가 함께 진행되기 때문에 단순한 방조행위가 아니라 사이버음란물 유통행위에 해당되어 명백한 범죄에 해당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아무튼 이들 범죄를 직접 실행하는 경우는 당연히 그에 따른 형사책임을 져야 하는데, 예컨대 도박사이트를 개장하는 것이 아니고 단순히 링크만 하는 경우라거나, 사이버음란물을 직접 게시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링크만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직접 범죄, 즉 정범은 아니지만 사이버도박죄나 사이버음란물죄에 대한 적극적 방조행위를 통하여 범죄를 확대시케 되므로 당연히 방조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져야 한다.

모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사이버범죄는 매년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더욱 큰 폭으로 증가되고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사이버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관련 법제를 지속적으로 보완 및 정비하고, 범죄행위를 철저히 단속하며, 범죄자에 대한 형벌을 강화하고, 네티즌들에 대한 관련 교육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대응책이 강구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적극적으로 사이버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더라도, 사이버범죄에 본인도 모르게 가담하게 되거나 혹은 주범의 범죄에 기여하지 않도록 컴퓨터와 인터넷미디어를 이용함에 있어서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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