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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메타버스 법적 이슈, 입법적 해결 시급 (2022.8)
정완  2023-09-27 11:45:09, 조회 : 247, 추천 : 61

[시론] 메타버스의 법적 이슈, 입법적 해결 서둘러야 (정완 교수, KHU 글로벌기업법무리뷰 15권 1호)

메타버스는 종래의 추상적 가상공간인 사이버스페이스보다 훨씬 구체화된 가상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메타버스에는 이용자를 대신하는 아바타가 존재하여 마치 현실공간에서 활동하는 것처럼 각종 상거래와 쇼핑, 강연, 여가활동 등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앞으로 메타버스의 사용자가 더욱 늘고 이용이 확산되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메타버스 세상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즉, 메타버스는 잠시 지나가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새로운 문명이라 불릴 정도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를 통해 산업,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의 모든 생활이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될 것이고, 사람들 간의 대화뿐 아니라 인공지능을 가진 디지털 휴먼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이 메타버스를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다 보니 메타버스에서 행해지는 행위에 대한 적확한 법적 평가가 필요한 상황이다. 예컨대 메타버스에서 이루어지는 상거래의 법적 유효성은 어떻게 봐야 할 것이며, 메타버스에서 성폭력범죄가 발생할 경우 형사책임은 어떻게 되는지, 메타버스 내의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은 어떻게 인정되는지 등의 많은 법률문제가 해결책을 기다리고 있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뜻하는 메타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복합어로, 가상현실에 그치지 않고 사회경제활동까지도 가능한 구체적 3차원 가상공간을 지칭한다. 이러한 메타버스는 온라인 롤플레잉게임부터 생활형 사이버세계에 이르기까지 컴퓨터그래픽 환경으로 구현되는 세계를 총칭하는 개념이다. 이에 따라 메타버스는 몇 가지 특징을 갖는다. 즉, 메타버스 공간은 설계자와 참여자들에 의해 채워지고 확장되며, 메타버스에서는 누구나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고, 생산과 소비가 가능한 디지털화폐가 통용되며, 연속적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다른 메타버스와 연결하거나 아바타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함으로써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게 되어 시공간을 넘어 지식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발전에 따라 대규모 롤프레잉 게임이나 각종 소셜미디어가 대거 출현하면서 그에 뒤이어 자연스레 출현하였다. 국내에서는 2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 Z의 제페토가 2018년경 출현하였고 국외에서는 그보다 일찍 2006년에 로블록스라는 게임이 출시되었는데, 이는 사용자가 직접 프로그래밍하여 다른 사용자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온라인게임플랫폼으로, 1억6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메타버스에서는 아이템을 판매하거나 광고와 마케팅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즉 가상화폐를 사용하여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고, 각종 브랜드와 협업을 할 수도 있다. 실제로 CU편의점은 제페토에 매장을 만들어 실제 매장과 연동되는 서비스를 출시하였고, 구찌는 제페토에 브랜드를 걸고 사업모델을 개척하였다. 또한 엔터테인먼트사는 소속 아티스트의 활동을 가상세계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예컨대,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 아티스트들이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를 만들어 팬 미팅을 진행하거나 공연을 하였는데, 이를 통해 가상공간에서 얻은 수익은 실제통화로 환금이 가능하다. 제페토에서는 젬이라는 가상화폐를 사용하여 아바타를 꾸미는 아이템을 만들어 판매하면 젬을 벌 수 있고 아이템 판매수익금이 5천 젬 이상이면 실제 현금으로 환금할 수 있다. 로블록스에서는 가상화폐 로벅스를 사용하여 아이템을 살 수 있고, 사용자가 개발한 게임으로 이익을 올릴 수 있다.

최근에는 광고에 가상인간이 많이 등장하는데 메타버스에서 활용되는 가상인간, 즉 디지털휴먼은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존재로 탄생되어 얼굴과 목소리는 물론 가상공간에서 필요한 모든 요소를 자동으로 제작해 준다. 이와 같이 메타버스에서 AI가 만들어 낸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어떻게 인정할 것인가는 시급히 검토되어야 한다. 이 경우 '메타버스 안에서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 보호'와 'AI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 보호' 의 두 가지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메타버스의 가상상점이나 전시공간을 통해 접속자들이 컨텐츠와 물품을 구입하고 이를 실제상점에서 수령하는 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소셜미디어 파워블로거들이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것처럼 메타버스에서 개인의 영리활동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메타버스내 사업자는 온라인플랫폼사업자로 보아야 하는데,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인터넷을 통하여 통신판매하는 자를 통신판매업자로, 통신판매중개를 하는 자를 통신판매중개업자로 정의하고 있어, 온라인플랫폼사업자도 통신판매중개업자로서 통신판매업자와 유사한 책임을 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로써 온라인플랫폼사업자의 법적 성격이 명확히 규정된 것은 아니다.

메타버스에서도 온라인 성폭력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비대면사회에서 온라인 성범죄가 늘고 있고 상당수의 피해자가 미성년자임을 감안할 때, 간접정범의 적극적 해석을 통해 온라인 성범죄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가상공간에서 타인의 캐릭터를 성적으로 유린하는 성범죄는 신체의 물리적 침해가 발생하지 않아 형법상 성범죄로 보기 어렵지만, 캐릭터를 이용한 사이버 성착취라도 피해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해악을 발생시키므로 이에 관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이용하여 다른 아바타를 성폭행하는 경우, 피해자에 대한 신체접촉이 없음에도 강간죄나 강체추행죄의 성범죄를 인정할 수 있는가도 해결되어야 할 쟁점이다. 만약 햅틱수트와 같은 옷을 착용한 경우처럼, 아바타에 대한 가상접촉을 유저가 실제로 느낀다면 신체침해가 인정되어 강제추행죄를 인정할 수 있지만, 신체접촉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아바타를 대상으로 한 행위를 강간죄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사이버강간이 피해자에게는 큰 정신적 트라우마를 갖게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오늘날 메타버스 시대에 캐릭터를 이용한 사이버강간이 신체침해를 야기하는 성폭행은 아니지만, 피해자에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형사처벌할 필요성이 크므로 이를 위해 메타버스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범죄유형의 입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에서 타인을 가장하여 범죄를 행하는 사례도 흔하다. 현실에서의 타인사칭은 자주 문제되고 있지만, 메타버스에서의 타인사칭도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디지털기술 발전에 따라 새로운 범죄유형이 늘어가는 가운데 온라인 타인사칭에 의한 범죄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명백한 법규정은 준비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온라인 타인사칭 규제를 위한 입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즉 현행법상 온라인 타인사칭은 이를 통해 명예훼손, 성범죄, 사기 등 다른 범죄로 이행된 경우에만 범죄가 성립될 수 있다. 온라인 타인사칭이나 신원도용이 민사상 손해배상의 원인이 되는 것은 분명하나 형사책임 또한 인정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 공간은 아이디도용과 같은 타인사칭에 매우 취약하므로, 온라인 타인사칭을 통한 명예훼손이나, 사기 또는 성범죄 등에 대처하기 위한 형사정책이 필요하고, 온라인 타인사칭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입법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의 캐릭터나 콘텐츠의 저작권에 관하여도 법적 검토가 시급하다. 만일 그것이 독창성을 가진다면 미술저작물로 인정될 수 있으므로 당연히 창작자에게 저작권이 발생할 것이다. 그런데 메타버스의 캐릭터는 머리, 얼굴, 팔, 다리, 피부 등 사람의 신체요소의 개별선택과 조합의 결과물이므로 이용자와 플랫폼 중 저작자가 누구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캐릭터 수가 적어 대부분 비슷한 모습이거나 특별히 다르지 않다면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지만, 많은 조합이 가능하여 캐릭터 모양이 각각 다를 경우 저작권 보호대상이 될 수 있다. 메타버스의 이용약관에 이용자들이 만든 캐릭터의 이용을 허락하는 규정을 둘 수 있지만, 상업적 이용을 약관에 규정하는 것은 약관법 위반의 소지가 있으며, 메타버스 이용자들의 캐릭터 저작권과 상업적 권리는 원칙적으로 이용자에게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메타버스에서도 NFT의 법적 보호가 필요하다. 블록체인기술에 기반한 NFT는 디지털 창작물에 대한 소유권을 증명하므로 당연히 메타버스에서도 활용된다. 이를 이용해 메타버스에서 이용자간 자산거래가 가능하고 자산거래에 따른 디지털화폐의 현금화도 가능함으로써, 메타버스 세계가 바로 현실세계와 연결된다. 이 때 누군가의 창작물을 타인이 NFT로 먼저 등록하여 소유권을 주장할 수도 있으므로 저작권 보호가 필요하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NFT는 대체불가능한 특성을 가져 소유권증명이 용이하고, 위변조가 불가능하여 안전거래가 가능하므로, 사용자는 메타버스에서 현실세계를 확장하여 타인과 자산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언젠가 유명기업의 디지털 가방이 메타버스 로블록스에서 실제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어 화제가 된 바 있는데 이는 가상세계의 상품가치가 현실가치를 넘은 것이다. 이러한 메타버스에서의 활동에 대하여 상표법 등 법령이 적용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메타버스에서의 의류와 가방 등 디지털이미지가 거래객체가 된다면, 상표법상 상품 여부를 따져 법적 보호가 가능하지만, 상표권 침해는 상표가 이미 등록된 상표와 같거나 유사한 경우에 인정되므로 디지털이미지를 현실 상품과 같거나 유사한 상품으로 볼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최근 구찌가 네이버 제페토에서 가상컬렉션을 판매하는 등 패션브랜드가 메타버스에 진출하고 있는데, 실제 디자인이 메타버스에 유통되면서 짝퉁상품에 대한 상표권 침해여부가 중요이슈가 되고 있다. 상표권자 아닌 사람이 메타버스 상품에 상표를 사용할 경우, 이를 상표법상 상품으로 볼 수 있는지, 즉 메타버스의 의류가 일반의류와 동일·유사한 지정상품에 해당하는지 문제될 수 있다. 메타버스내 의류는 화상이미지이므로, 내려받을 수 있는 이미지파일이고 실제 의류와 동일·유사한 상품이 아니므로 일응 기존 상표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메타버스에는 이상에서 살펴본 법률문제 외에도 많은 법적 이슈가 더 있다. 메타버스 세상은 놀랍게 진화하고 있다. 상상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게 해줄 뿐 아니라, 수트를 통해 느끼고 만지게 해주는 단계로 진입하는 등 메타버스 세계의 거대한 문이 활짝 열린 것이다. 메타버스는 물리적 현실과 가상현실의 긴밀한 연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가상공간에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연결된 또 다른 공간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메타버스의 활용범위는 게임을 넘어, 생활, 소통, 업무 등 전 분야로 확산되어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같이 메타버스가 가져올 우리 삶의 변화가 매우 커서 대부분의 생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므로 앞으로 이 공간에서 더욱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한 생활이 가능하도록 보다 합리적인 법제도가 모색되고 입법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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